탄자니아 잔지바르 Day4 (2) - 잔지바르 능귀 바다 한가운데 빠트린 아이폰을 다시 찾다.

능귀 돌핀 투어 중 바다에 무언가 풍덩 빠지는 소리가 났다. “언니, 뭔가 빠진 것 같아. 없어진 거 없어?” “없는데?” 돌고래를 찍으러 폰을 찾아보고 나서야 방수팩에 넣어 둔 핸드폰이 없어진 걸 알게 되었다. 덜컹거리는 배 위에 걸터 앉아 있다가 언니의 폰이 배 밖으로 빠진 것 이었다. 인도양 한 가운데 빠진 아이폰을 찾을 방법이 있을리가. 그것도 아프리카에서? 아이폰의 명복을 빌어주며 쓸쓸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언니가 내 폰을 빌려 가족들한테 연락하는 중, 언니네 동생이 언니 폰으로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걸었다. “누나, 어떤 외국인 남자가 받아. 자기네들끼리 막 뭐라 하는데?” 뭐라고?! 폰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카카오톡으로 언니 폰에 보이스톡을 걸었다.

수화기 건너편으로 서툰 영어의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숙소 밖으로 뛰쳐 나가 숙소 직원분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통화를 끝낸 숙소 직원분이 흥분한 목소리로 설명해 주셨다. 능귀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잠수부가 살고 있는데, 이 잠수부가 오늘 마침 능귀 근처로 생선 잡으러 왔다가 바닷 속에서 핸드폰을 발견했다고 한다. 핸드폰은 오늘 오전에 빠트려서 방전되지 않은 상태로 바다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고, 타이밍 좋게 이 잠수부가 핸드폰을 건져 보이스톡을 받은 것 이었다! 이런 기적이 있을 수가. 빨리 가방을 챙겨 문을 나섰다. 마침 공항에서부터 숙소까지 손님을 실어 온 택시 기사님이 문을 나서는 길이었다. 택시 기사님을 붙잡고 상황을 설명한 뒤 함께 잠수부가 살고 있다는 동네로 향했다.

말도 안되는 기적에 호들갑을 떨며, 택시는 한시간 가량을 달렸다. 노을이 지는 시간, 포기했던 핸드폰을 되찾을 언니는 오늘 유난히 노을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고 한다. 잔지바르의 북쪽에 있는 능귀에서 출발하여 북동쪽에 있는 이름 모르는 동네에 도착했다. 길 한복판에서 키 크고 잘생긴, 하얀색 이슬람 전통 옷을 입은 청년이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어를 못하는지 중년의 동네 아저씨가 통역(?)을 해줬다. 오늘 바다에서 15m 아래로 잠수를 하는 중에 뭔가가 있어 건져보니 핸드폰이 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핸드폰을 찾은거냐 물어보고 있는 효은씨

잔지바르의 순수한 잠수부 청년은 그동안 우리의 여행의 기억이 녹아있는 사진이 담긴 추억을 되찾아 주었다. 주인을 찾아 핸드폰을 돌려준 이 청년에게 너무 감사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아이폰을 팔아버리면 더 비싸게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기적을 선물한 청년에게 감사의 말과 핸드폰을 찾아준것에 대한 작은 성의표시를 하고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잔지바르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잔지바르 #탄자니아 #능귀여행 #아프리카여행 #아프리카배낭여행 #탄자니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