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 혁신은 없었다.
아이폰15프로.
간밤에 아이폰15가 공개됐다.
USB-C 타입 케이블 탑재, 프로 라인업의 프로세서 변경, 프로맥스 모델 폴디드줌 탑재 등 자잘한 변화가 있었는데 이미 다 알려진 것이어서 크게 놀랄만한 부분은 아니었다.
프로맥스를 제외한 라인업의 가격 동결, 티타늄 소재 적용으로 인한 무게 감소 등이 그나마 눈에 띄었다.
이에 국내언론은 예상처럼 “혁신은 없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고 있다.
이쯤되면 이제는 일부러 약간 밈처럼 기사 제목을 뽑아내는 것이 맞을 듯 싶다.
근데 혁신은 없었다는 기사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아이폰X 이후로 신제품을 출시될 때 그렇게 기대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아이폰 출시 전 아이폰에 대한 구글 검색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폰이 공개된 뒤 애플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이미 연례행사처럼 당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밤에도 애플 주가는 1.7% 하락했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 이처럼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는 것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아이폰이 필수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아이폰을 포기할지 당신의 세컨드카를 포기할지 선택하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은 세컨드카를 포기할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워렌 버핏
기술주 투자를 기피하던 버핏이 애플 비중을 포트폴리오에서 50%로 유지하는 것도 아이폰을 필수소비재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아이폰은 필수소비재와 패션브랜드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원단을 쓰지 않은 면티도 에르메스, 샤넬 마크가 있으면 수백만원이 되는 것처럼 평범한 성능의 제품이라도 사람들은 애플 사과 마크에 높은 비용을 주저없이 지불한다.
인도, 동남아지역과 같은 곳에서는 몇달치 월급을 모아 아이폰을 구매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선진국과 달리 가난한 나라에서는 아이폰은 일종의 사치재인 셈이다.
아이폰이 아직 필수재가 아닌, 애플이 더 개척해야할 지역은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사실상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혁신이 없어도 상관이 없다.
필수소비재업체인 코카콜라, 명품업체인 에르메스에 혁신이 없어도 사람들은 계속 그 제품을 구매한다.
이런 독특한 위치에 있는 아이폰이 더이상 필수재가 아니게 되거나 지금의 브랜드 가치를 잃게 되는 시기가 애플 주식을 매도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