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9시41분, 갤S는 12시45분...광고 속 시계 화면 왜 다를까

9시 41분(아이폰), 10시 8분(갤럭시핏), 10시 09분(애플워치), 12시 45분(갤럭시S)….

매년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있지만, 제품별로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제품 광고 영상에 표시된 ‘시각’이다. 왜 삼성전자와 애플은 제품마다 특정 시각을 고집하는 것일까.

삼성전자는 23일 자사 뉴스룸에 신작 스마트밴드 ‘갤럭시핏3′의 시계 화면이 10시 8분으로 설정돼 있는 이유를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꼽은 이유는 ‘시각적 안정감’이다. 김신애 삼성전자 웨어러블 UX디자인 담당은 “보통 아날로그 시계 광고를 보면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시침과 분침이 10시 10분으로 세팅돼 있다”며 “이때 시침이 10시에서 조금 많이 벗어나 있는데, 2분을 당기면 시침과 분침 간에 좀 더 대칭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의 ‘기준 시각’을 10시 9분으로 통일했다. 이는 시각적 이유보다 제품에 담고 싶은 의미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기존 아날로그 시계의 기준 시간인 10시 10분에서 1분을 앞당겨, 애플워치가 기존 시계보다 앞서가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으려 했다”고 해석했다.

시침과 분침이 없는 스마트폰 속 시계 화면의 숫자에도 사연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광고 속 기본 시각을 오전 9시 41분으로 설정해 놨다. 일명 ‘애플 타임’으로 불리는 이 시간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잡스 창업자는 아이폰 첫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오전 9시 정각에 시작했다. 예정대로 40분간 설명을 한 뒤,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는 순간을 미리 예측해 화면 속 시계를 9시 41분으로 맞춰놓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폴더블폰 시리즈의 경우 12시 45분으로 세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간을 표시하는 디지털 숫자에서 중복되는 숫자를 피하려고 했다”며 “자연스럽게 시(時)를 나타내는 두 자리 숫자는 12시가 됐고, 분(分)을 나타내는 숫자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가운데 숫자인 4와 5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한 시각을 고집하지 않고 변화를 주기도 한다. 2015년 출시한 갤럭시 S6 엣지는 모델명 ‘SM-G925′에 착안해 9시 25분으로 설정했다. 2022년 출시한 갤럭시 워치5는 숫자 5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5시 5분으로 시·분침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