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피셜주의] 아이폰14의 위성 통신에 대한 생각 (글로벌스타GSAT, 스타링크)

2022년 09월 10 (토)

지난 7일 애플은 아이폰 14의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위성통신을 이용한 긴급SOS 기능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북미 지역의 아이폰14 사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애플은 이를 위해 4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글로벌스타라는 회사와 협업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가 내 생각보다는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애플의 발표 며칠 전에 있었던 스페이스X와 티모빌(T-Mobile)과의 협업 발표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이폰14 출시 행사에서 위성통신 이야기가 나와서 나는 다시 한번 더 충격을 받았다.

그럼 통신사도 아닌 애플이 왜 위성통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애플은 베일에 싸인 애플카(가칭)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애플은 전기차로의 대전환과 더불어 다가오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자신들의 생태계를 바탕으로 왕좌를 지켜나갈 생각인 것 같다.

원활한 자율주행을 위해선 현재의 5G로는 한계가 있어 보이고 그때가 된다면 당연히 6G 시대가 도래했을 텐데 그때 6G의 핵심은 저궤도 위성일 것이다.

저궤도 위성은 2,000Km 이하의 고도에 배치되는 위성이고 이런 위성을 이용해서 기지국 없이 지상과 바로 통신을 하는 게 저궤도 위성통신이다.

저궤도 위성통신에서는 지상과 위성만 통신하는 게 아니라 위성 간에도 서로 통신을 한다.

저궤도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위성이 필요하고 이들을 지구 전역에 배치해 두어야 한다. 아마도 이를 위해서 애플이 글로벌스타라는 회사에 4억 5000만 달러의 금액을 투자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아무리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서라지만 통신사가 아닌 애플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궤도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일단 많은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

쏘아 올린다는 게 말이 쉽지 현재 스페이스 x를 제외하고는 민간 우주기업이 제대로 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현재 가장 많은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린 스페이스 X도 아직 스타링크 서비스를 널리 보급하진 못했다.

쏘아 올리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고 일이 술술 풀려서 다량의 위성을 쏘아 올린다고 해도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지 않은 일에 4억 5000만 달러(애플 기준에서는 작은 돈이지만)를 투자한다는 게 그것도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가 투자한다는 게 정말 이해가 가지 않고 그렇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애플의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모두가 생각하는 애플 카에 자율주행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넘어서서 애플이 제한적이더라도 통신사업까지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제조사인 애플 입장에서 통신사를 바라보면 애플은 통신사를 마냥 좋게 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만한 게 애플이 고생해서 신제품을 만들면 그 혜택을 통신사는 가만히 앉아서 같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는 신제품 출시라는 창작의 고통을 같이 나누는 것도 아니고, 통신사 입장에서는 애플이 아니더라도 자신들의 망을 이용해 줄 누군가가 다시 나타나기만 하면 되니 아쉬울 것도 없는 게 사실이긴 하다.

이런 관계를 생각해 보면 한편으로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관계가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통신사가 마냥 앉아서 이득을 취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내 뇌피셜을 주장하기 위해 매우 극단적으로 밑밥을 까는 거니 이해해 주길 바라겠다.

만약 애플이 통신사업을 성공한다면? 전 세계 각국에 통신사들의 수익을 자신들의 수익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캐시플로우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다른 나라들이 자기들 통신사를 죽이면서 애플을 받아들일 이유는 전혀 없고 법 하나만 만들면 자국 통신사를 보호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 애플의 범 지구적 통신업 독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정말 잘 된다면 북미지역에서만 가능할 것이고 이도 현실적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스페이스x도 티모빌과 협력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링크 망을 구축한다고 해서 전 세계인들과 스타링크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국은 어떻게든 자국 통신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스타링크가 전 세계에 퍼지기 위해서는 각국의 통신사와 협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티모빌이 협업을 통해 이득을 본다면 통신사들이 먼저 스페이스X를 찾아올 거라 생각함...스페이스x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협업한다고 생각함)

아마 애플도 이를 염두에 두고 최종적으로는 스페이스x처럼 저궤도 망을 구축 후 통신사들과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것만 해내도 새로 창출될 현금흐름은 어마어마한 수준이 될 거라 예상한다.

애플이 통신사업까지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라는 내 뇌피셜의 근거는 '긴급SOS서비스'이다. 간단한 문자 정도만 주고받는 게 가능해서 이건 사실 테스트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고 미미해 보이기는 하는데 어쨌든 위성통신을 이용한 애플의 첫 번째 서비스 라는건 주목할만하다.

긴급SOS 서비스는 북미지역에서만 실시된다. 평소 꼼꼼한 애플의 성격을 미루어 볼 때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SOS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았겠지만 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건 북미지역에서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얘기로 해석되고 이는 북미지역에서 제한적으로라도 통신업을 시도해 볼 계획으로 보인다.

물론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당연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만약 애플이 이 서비스의 보급이 목적이었다면 내가 생각하기로는 아마 스타링크와 손을 잡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애플과 스페이스X가 얘기는 나눴지만 잘 안된 것으로 안다. 애플이 팍스콘과 자동차 제조사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업을 이어 나가는 걸 보면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스페이스X에게 먼저 접근했겠지만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서 팍스콘을 하청업체처럼 부리고 애플카를 위해서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을이 되라고 했던 평소 애플 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이번에도 애플은 애플답게 분명히 스페이스X에게도 자신들의 독점권과 같은 무리한 요구를 했을 거라 생각되고 그러다가 협상이 잘 안돼서 글로벌스타에 투자를 했을 거라 확신에 가깝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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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긴급SOS 서비스에 대해 마저 얘기하자면 이 서비스는 최초 2년 동안만 무료로 제공된다. 2년 이후에는 이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서비스를 통해서 애플이 저궤도 위성통신을 이용한 새로운 현금흐름 창출을 공식 선언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 긴급SOS서비스는 정말 미미하지만 지금까지 애플이 선보였던 애플티비나 애플뮤직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폰14 공개행사에서 대대적으로 선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미미하기 때문에 가격 책정도 상당히 저렴하게 될 거 같은데 최근 자연재해를 많이 겪은 북미지역에서 이런 저렴한 가격이면 사용자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큰 부담 없이 사용할 거라 예상되고 이로 인한 수익은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 다른 근거로는 애플의 이벤트 오프닝 영상에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반짝이는 별을 이용하여 애플 로고를 만들었고 밑에는 Far Out.이라고 적어뒀다.

사전적 의미를 보고 알아서 해석해보길 바라겠다.

이거 까지 적으니까 안그래도 심한 뇌피셜이 더 심하게 보여서 쓴 내용은 다 지워 버리고 열린 결말 처럼 여러분들의 생각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반짝이는 애플 로고를 지나 푸른 별 지구가 나온다. 영상을 보면 우주에서부터 팀쿡이 있는 곳까지 클로즈업을 하면서 지구로 들어가는데 이때 자세히 보면 인공위성이 보인다.

저 빨간 원 안에 있는 게 인공위성이고 딱 하나만 있다. 이벤트 오프닝 영상에 인공위성을 넣는 이유가 뭘까? 무엇을 말하고 싶어서 저걸 우리에게 보여줬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나는 결국 언젠가는 애플이 제한적이거나 부분적으로라도 통신업에 손을 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현재 이 분야에서 최강자는 스페이스x이고 애플이 스페이스x에게 무리해서 도전할 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저궤도 위성을 통해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스페이스x와 얘기를 나눴다는 점(현재 진행중임), 48개의 위성을 가진 글로벌스타에 6200억을 투자했다는 점, 이벤트 오프닝 영상 등으로 미루어볼 때

어떤 형태로든 부분적으로라도 통신업에 손을 대기는 할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한참 부족한 사람의 뇌피셜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