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광고하게 해주는데, 오히려 애플한테 돈 줘야하는 거 아님? (feat. 애플 갑질 차단법)

[2022-09-06, 매일경제]

수수료 폭리·광고 무임승차 與 '비용전가 방지법' 마련 ◆ 애플 갑질 차단법 ◆ 애플이 한국 게임사 등 콘텐츠 기업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과다계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내 통신사들을 상대로 한 애플의 횡포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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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일 여당에서 세계 최초로 '애플 갑질 차단법'을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애플이 국내 통신사에게 광고비를 전가하는 '갑질'을 했으므로, 이를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애플갑질 차단법' 발의문 일부, 김영식 의원 등 10명

'애플갑질 차단법'을 발의한 김영식 의원 등 10명은 애플이 광고비도 안 주고 통신사의 아이폰 광고에 간섭했으므로, 광고비를 전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29초에 등장하는 통신사 로고

실제로 SKT의 2021년 아이폰 광고를 보면, 29초 동안 아이폰 이야기를 하고 마지막 1초에서 SKT 로고가 등장한다. 애플이 광고비를 전가했다는 주장은 합당해 보인다.

애플이 국내 통신사에게 광고비를 줘야 하는가?

애플은 통신사에게 광고비를 안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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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사가 광고비를 안 받고 애플의 '아이폰' 광고를 해준 건 사실이다.

그러면 애플은 통신사에게 광고비를 줘야할텐데, 왜 안 줬을까?

바로 애플의 '브랜드 가치' 때문이다.

칸타르의 <2022년 가장 가치 있는 글로벌 브랜드 TOP10>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칸타르 월드패널'에 따르면 2022년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1위에 애플이 등극했다. 애플의 뛰어난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애플은 이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서 마케팅 전략을 새운 것이다. 통신사에서 광고비를 내게 하고, 브랜드 가치를 가진 아이폰을 판매할 기회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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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를 위해, 당신의 직업이 요리사라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맛있는 김치찌개'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바쳐서 연구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찌개'를 만들어낸다. 당신의 음식점은 매일 손님들이 넘쳐날 정도로 유명해졌고, 금새 전국에 체인점을 만들면서 국내 1위 김치찌개집이 되었다.

국내를 장악하고, 이제는 해외로 진출하려고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김치찌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어. 해외에서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만 하면 반드시 성공할 거야. 그러면 내가 마케팅 비용을 낼 필요 없이, 체인점에서 광고를 내라고 하면 어떨까? 체인점은 내 김치찌개를 팔면서 수익을 낼 거고, 나는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까 둘 다 좋은 일이지!'

그렇게 광고비 없이 해외에도 김치찌개를 팔 수 있게 된다. 이게 다 당신이 만든 김치찌개의 가치 덕분이다.

예시처럼 애플도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서 마케팅 전략을 세운 것이다. 그래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애플은 광고비를 주지 않아도 된다.

국내 통신사가 아이폰 광고비를 못 받는 게 불만이라면, 아이폰을 팔지 않으면 된다.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폰이 광고비 이상으로 수익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만약 광고비도 못벌어주는 무명의 스마트폰 회사가 이런 제안을 했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며 단칼에 거절했을 거다.

오히려 통신사가 아이폰 광고로 수익을 벌어들였으니까, 광고를 허가하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애플에게 돈을 줘야하는 게 아닐까.

결론

사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통신사와 국민들의 이득을 위해 '애플 갑질 차단법'을 만드는 것은 합리적이다.

다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봤을 때에도 '애플이 국내 통신사에 광고비를 주지 않는 것'이 부당한 일일까? 우리가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