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프로 1년 8개월 실사용기(단점위주)
갤럭시를 사용하다 어느날 갑자기 아이폰을 쓰고 싶어 자급제 아이폰13프로를 사용한지 벌써 1년 8개월이 다되었다.
이쯤되면 슬슬 기변욕구가 올라올 때가 되어 사용기를 남겨본다.
아이폰13프로를 구매했던 이유
정말 단순했다. 예전에는 사과농장(맥북프로,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아이패드)의 환경에서 살고 있던 터라 아이폰 밖에 답이 없었지만, 지금 환경에서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
그냥 오랜만에 iOS를 사용하고 싶어서 구매를 했다. 특히 iOS 특유의 그 매끄러움과 애플워치가 손목을 톡톡 두르리는 알람의 느낌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그때 사용하던 Z플립3를 처분하고 자급제로 아이폰13프로 256G를 구입했다.
장점
나의 환경에서는 딱 하나였다. iOS의 매끄러움! 이외에는 2023년 한국에서 아이폰 만의 장점은 딱히 없다.
물론 iOS 하나만으로 매우 많은 장점을 가졌기 때문에 바꿀 이유는 충분하다. 안드로이드와 달리 부드럽게 연결되는 CarPlay, 버벅이지 않는 카메라 셔터, 특별히 꾸밈없이도 예쁜 UI, 툭툭 찍어도 잘나오는 인물사진 등등... 애플생태계 내에서는 정말 이만한 것이 없다.
특히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iOS 특유의 쫀쫀한 느낌때문에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이건 예전 아이폰4S 쓸때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추억보정이려나?)
단점
매우 많다. 애플 생태계에서 벗어난 사람에겐 정말 많다. (참고로 난 예전에 아이폰4S부터 6까지 약 5년 넘게 애플제품만을 썼었다.)
첫번째, 사진 전송 문제.
지금 쓰고 있는 사용기도 용량이 가득찬 아이폰13프로의 사진을 옮기다 화딱지가 나서 쓰는 중이다.
특히 윈도우 PC와 연결해서 사진을 옮길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위 사진은 연결된 아이폰의 사진폴더명이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나눠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단순히 PC와 연결을 하는데에도 인식이 안되어 저 화면을 보는데 10분이상 걸렸다.)
내부 파일명이다. 그냥 봐서는 날짜 구분이 전혀 안된다. 물론 볼 이유가 없다고 할 수는 있으나, 내가 불만인 것은 이게 찍은 순서대로 나열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있다는 것이다.
저 폴더에 있는 파일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Ctrl + C,V를 해서 복사하면 용량이 18MB밖에 안되는 동영상을 옮기는데 1~2분씩 걸린다.
거기다가 엄청 자주 끊긴다. 일부러 끊기게 만들어 놓았는 것은 아니겠지만(사실 이게 의심된다.) 40GB정도 되는 폴더들을 옮기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과장이 아니다. 파일을 옮기다가 5번은 넘게 연결이 끊겼고, 우클릭해서 확인한 폴더의 용량/파일의 갯수가 매번 다르게 나왔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각각 폴더 안에 들어가서 Ctrl+A로 전체 파일을 선택한 뒤 복사하여 한 폴더씩 옮겼다. 그러다가 중간에 접속이 계속 끊어져...내 인내심도 함께 끊겼다.
오전 9시부터 전체사진을 백업하려 했는데 글을 쓰는 현재 오후 8시가 넘었다.이 방법은 포기했다.
미치도록 열받는 상황의 해결방안은 아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론 윈도우PC에서 사진을 정상적으로 옮길 수 없다.
3uTools can manage files, download apps/wallpapers/ringtones, flash, jailbreak… An All-in-One Tool for iOS Devices Download Version: V3.02 / Size: 202.08MB / Update: 2023-07-20 The Most Efficient iOS Files & Data Management Tool 3uTools makes it so easy to manage apps, photos, music, ringtones, vide...
www.3u.com
(혹시나 성능 문제라고 할까 참고로 노트북 스펙을 첨부한다.)
+ 클라우드 백업이라는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지만 나는 이런 단순한 방법을 더 좋아한다.
두번째, 핫스팟 끊김 문제.
수동으로 연결 버튼을 눌러 핫스팟에 접속하면 간헐적으로 끊긴다
갤럭시를 쓰면서 한번도 겪지 못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상하게 아이폰으로 윈도우PC 핫스팟을 연결하면 아예 연결이 안되거나,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이 문제로 한참을 헤메다 방법을 찾아내었다. 내 노트북 한정이긴 하나, 핫스팟 연결시 와이파이 목록에서 직접 클릭하지 않고 PC가 스스로 연결할 때까지 기다리면 거의 끊기지 않았다.(전제조건으로 한번은 수동으로 연결을 해야지 자동으로 연결이 된다.)
처음에 이 문제로 거의 두 달정도는 와이파이가 없는 외부에서 노트북을 재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지금은 저 방법으로 큰 무리 없이 사용하긴 하나,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세번째, 실물카드를 들고 다녀야 한다.
애플페이가 보급되는 중이므로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해결될 문제이긴 하지만, 아직도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곳이 편의점,대형마트 외엔 크게 없어서 결국 실물카드를 들고 다녀야 한다.
네번째, 기본 통화녹음이 불가능하다.
아이폰도 통화 녹음이 가능한 어플이 있다고 해서 구입한 첫 해에 그 어플(스위치)을 한번 써봤었다.
결론적으로 아쉬운데로 쓸 수 있는 정도에 가까웠다. 매달 내는 요금도 아까웠고,어플쪽 서버에 통화를 녹음해둔 다음 폰에서 불러오는 방식이라 개인정보 유출 또한 신경쓰였다.
추가 기능 중 통화내용을 채팅으로 보여주는 기능은 유용해 보였으나, 인식률이 아직 낮은지 오타가 많아서 사용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희안하게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아무소리가 안들리는 현상이 자주 생겼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매번 내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갤럭시의 기본 통화녹음과는 편의성에서 너~무 차이가 나서 3개월쯤 사용하다가 포기했다. 그냥 내가 메모를 잘해야된다.
다섯번째, 최근통화 목록을 실수로 한번만 눌러도 전화가 바로 걸린다.
정말 이거 너무 불편하다. 특히 걸려온 전화번호를 저장할때마다 실수할까봐 굉장히 신경쓰인다. 목록 옆의 ⓘ 모양을 눌러야 저장을 할 수 있는데, 내 손가락이 커서 자꾸 전화가 걸린다?
번호를 눌러 들어간 다음 통화를 할 건지, 저장을 할 건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둔 안드로이드가 훨씬 편하다. (연락을 하기 껄끄러운 사람 혹은 차단하려는 번호를 잘 못 눌러 통화를 누른 경험이 꽤 있었다.)
여섯번째, 야간 촬영시 플레어(고스트) 문제.
꽤나 오래전부터 말이 나왔던 것 같았는데 아직도 여전하다. 야간 촬영시 조명이 귀신처럼 렌즈에 반사되어 나온다. 아무리 잘 찍어봐도 반사된 조명의 잔상이 남아서 쓸 수가 없다. 위의 사진에도 차량의 본넷 중앙에 헤드램프 귀신(?)이 있다.
일곱번째, 라이트닝 케이블.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
도대체 언젯적 라이트닝 케이블을 아직까지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속도도 느리고 케이블이나 젠더를 항상 들고 다녀야한다. 올해 말에 나오는 아이폰15에서는 드디어 USB-C 타입으로 바뀐다고는 하지만, MFi 인증을 받은 케이블만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이 뻔하니 참 답답하다. (여기서 정상적이라 함은 끊기지 않는 파일전송 및 케이블 인식을 말한다.)
집 밖에서 막 사용할 용도로 구입한 MFi 미인증 케이블은 쓸때마다 인식이 되다 안되다 한다. 심지어 단순 충전하려고 꽂아도 인식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늘 2번씩 뺏다 꽂았다 한다. USB-C 타입을 사용했을때는 이런 경험이 거의 없었다.
여덟번째, 반쪽짜리 자동화 기능.
특정 조건에서 어플이나 기능이 실행되게 하는 단축어(자동화) 기능이 실질적으로 반쪽짜리다.
나의 경우 집근처에 도착하면 현관문을 열 수 있는 어플이 자동실행되게 해두었는데, 사진처럼 단축어를 사용하려면 잠금를 풀고 실행을 눌러줘야 한다.
물론 여러가지 기능을 동시에 실행시킬때에 사용하면 분명 편리한 기능인데, 매번 ‘잠금해제-실행’을 해줘야하니 그냥 내가 어플을 직접 켜는게 낫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집중모드 등을 이용한 우회 방법이 있는 것 같았는데, 애초에 자동실행 여부를 선택하게 해주면 되는거 아닌가?)
근데 왜 이렇게 오래 썼을까
이렇게 많은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사용한 폰 중에서 가장 오래 사용했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 마땅히 기변을 할 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오랜만의 애플 감성에 취해 불편함을 감내하고 쓴 것 같다.
애플의 폐쇄적인 시스템을 불편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폰은 없을 것 같다.(혹은 애플 생태계를 갖춘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나는 애플의 지긋지긋한 호환성에 지쳐 조만간 다시 안드로이드 폰으로 넘어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