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4프로 카메라는 좋을까 안 좋을까?

아이폰 14프로를 구매한지도 벌써 반년 가까이 되었다.

카메라 센서도 이렇게 커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커졌다. 대충 어느 정도냐면 아이폰이 타 회사 대비 하드웨어로는 항상 밀렸었는데, 이번에는 하드웨어를 거의 필살기처럼 가장 좋은 것을 사용했다.

하지만 딥 퓨전 기능 때문에(사진의 선이 선명해지는 자동 후보정 기능 같은 것) 한국 사용자들은 뭔가 가장 최신 아이폰으로 바꿨는데도 불구하고, 내 수강생분들은

"예전에 쓰던 아이폰보다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분도 많았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카메라가 너무 좋아져서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예를 들면 가까이 가면 접사렌즈가 활성화되어서 화질이 굉장히 안 좋아지는 문제 같은 것이 있다.

또는 기기가 좋아짐에 따라 아웃포커싱(초점 맞은 피사체의 뒤가 흐려지는 현상)도 생기고 있는데, 요즘에는 참 웃긴 게 이런 배경 흐림 현상이 나오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불과 6~7년 전만 하더라도 뒤가 흐려지면 감성적이라고 일어나서 박수를 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젠 반대가 되었다.

어쨌든 기기가 좋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화질이 안 좋았던 시절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혹시 필름 카메라 열풍처럼 레트로 아이폰 열풍(?)이 불진 않을까?

오늘은 아이폰 14프로 카메라로 담았던 여러 가지 공간 사진들을 가져왔다.

해빙모먼트

그럴 일 없겠지만 팀 쿡 님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제발 딥 퓨전 기능 on off 좀 넣어달라고 하고 싶다.

딥퓨전은 아까 말했지만 사진을 찍고 난 뒤에 2~3초가 지나면 자동 보정이 되면서 사진이 선명해지는 기능이다.

이게 서구권 사람들은 나름 좋아하는데, 동양인들의 감성과는 잘 맞지 않는다.

한국 사람은 뎁스가 있는 사진보다는 플랫하고 라이트 한 선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니즈를 제발 충족시켜주길..

물론 카메라에는 raw라는 기능이 있다. 이걸 키고 찍고 보정하면 해결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raw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나는 raw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도 xs를 많이 사용한다. 사람들이 아이폰 xs 많이 쓴다고 하면 어리둥절하시는데, 요즘 한국 쇼핑몰이나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이 폰을 사용한다.

특정 쇼핑몰이 가장 먼저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는데, 지금은 아이폰 마지막 감성이라는 이름으로 이 폰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xs 모델 다음부터 딥 퓨전 기능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딥 퓨전 없는 그 시절의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흰여울길 에테르

그래도 14프로 카메라 2배 줌 기능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2배 줌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마음에 든다.

가끔 사진에 관심 있는 초보 매니아분들이 2배 줌이 크롭(자르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크롭이 아니다!

다음 아이폰에는 10배 줌 기능이 생긴다고 하는 것 같다. 루머이긴 하지만 달을 정말 멋지게 찍을 수 있는 건가..?

그리고 디저트 사진을 진짜 제대로 찍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색감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사실 '색'자체는 별로 관심 없다. 어차피 보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색'은 사실은 '선'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폰카는 그래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진짜 잘 나오긴 한다.

까사부사노 광안점

카메라와 스마트폰 중에 뭐가도 좋아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당연히 카메라가 더 좋다.

하지만 스마트폰만의 엄청난 장점은 바로 hdr 기능이다! high dynamic range의 약자인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쉽게 말하면 어두운 곳은 밝게 잘 나오고 너무 밝은 데는 적당하게 잘 나온다는 뜻이다.

이 기능이 훨씬 좋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를 써본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 있을 것이다.

좋은 카메라로 찍었는데 '생각보다 어둡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오 이게 더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러니까 원래 기능 자체는 카메라가 좋은데 스마트폰이 후처리를 잘 해주고, 담을 때부터 스마트하게 담아줘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올댓 커피 밤리단길

사람이라 그래도 적응이 되는지 12프로 쓸 때는 진짜 딥 퓨전 때문에 버려버리고 싶었는데, 이제는 선이 그렇게 세 보이진 않는다.

아이폰 14프로 부터는 정말 카메라가 한층 더 올라간 느낌이긴 하다.

그리고 13프로 때 3배 줌만 있을 때는 싫었는데, 2배 줌이 있으니 이렇게 망원이 있을 때 너무 좋다.

진짜 잘 나온다!

대 온실

밤에 찍은 사진인데 미쳤다. 달은 합성 아니고 진짜다.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잘 담기나.. 이 사진을 찍고 아 정말 발전하긴 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정말 거의 밤이었는데 잘 나왔다.

진짜 다 좋은데 딥퓨전만 on off...

마우리치오 카텔란

카텔란 전시 정말 핫하다.

이 말이 모형인 줄 알았는데 진짜 말 박제한 거라고 한다;;

여기서 2배랑 3배 줌 쏠쏠히 잘 썼다

귀엽

메종 드 마가레트

개인적으로 이 카페를 담을 때의 색감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 외관의 결이 하나하나 다 표현되는데 이걸 멀리서 보니까 사진이 '너무'선명하다. 이럴 때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민감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다. 보정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이다.

이런 부분은 나름 괜찮고

여기도 나쁘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애플이 딥 퓨전 onoff 기능을 넣어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