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기본카메라로 찍는 기분

KIM KEI

모든 요소를 잘 맞춰 찍지 않으면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만큼

예쁘지 않다.

낭만이 없다.

자칫 낭만이 지나치면 감상적이어지는데 한때 감상적이었던 사람으로 살아본 자로서.

물론 지난친 것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말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낭만을 말하자면

뭐 거창한 건 아니고,

삶의 한 장면을 필터 좀 끼워서 보송하게든 다채롭게든 더 '예쁘게' 보는 것 같다.

더 사랑스럽게 보는 것 같다. 다시 보고 또 보고 싶도록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필터(또는 낭만 뷰어)의 가짓수 혹은 테마는

더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아니 어쩌면 기본 옵션만 있는 채로 살아갈 수 있는데

지금 내 삶이 딱, 고를 수 있는 필터라고는 기본과 모노밖에 없는 것 같은 아주 딱! 그런 기분이다.

삶의 장면 하나 하나가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온도감이 없다. 낭만이 없다.

그런데 꼭

낭만이 필요할까?

있는 그대로를 보는 편이

더 자유로울 것 같은데.

오늘도 갈팡질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