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불꽃놀이 출제'와 '형편대로 살다' - feat. 아이폰, feat. 드라마 '미생'

11월 4일은 부산 불꽃놀이 축제가 있는 날이다. 지난해 백련사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포스팅을 했었다. 올해도 드디어 불꽃놀이 행사가 다가왔다. 부산 불꽃놀이를 한번 본다면 이건 뭐...마약같은 중독성이 있는 축제로 매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웅장하고 멋지더라.

올해도 남편과 보거 갈 예정으로, 어디서 볼 것인지 사전 답사도 할 예정이다.

불꽃축제를 기대하던 어느날, 축제 검색을 하다가 위와 같은 동영상 뉴스를 봤다. 광안리에 있는 불꽃축제 명당자리의 가게들이 자리세를 엄청나게 받으며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는 내용이었다.

오늘은 또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왔다는 사진의 기사를 봤다.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아이폰이 인기란다. 갤럭시만 써 온 나로서는 아이폰이 더 매력적인지 모르겠지만, 예전 노스페이스 패딩이 인기였던 것처럼 애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모양이다.

두 기사를 보면서 왠지 모르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명당 자리에서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면, 비싼 아이폰을 쓰고 싶다면,

돈을 그 만큼 지불해야한다.

광클을 하는 수고를 들여 광안리 바닷가의 좌석을 잡든, 우리 부부처럼 돈들이지않고 발품을 파는 수고를 들이든,

광클의 수고나 발품이나 '돈'이나, 모두 같은 선 상의 반대급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왜 광클이나 발품은 당연한데 '돈'이라는 반대급부를 지불하는 것은 안되는가.왜 반감이 드는 것인가.

좋은 곳에서 보고 싶은데, 돈은 없으니 돈 많이 내고 보는 사람들이 부러운 데서 시작하는 '자격지심' 아닐까.

광안리 가게들이 왜 하루 '불꽃축제' 대목을 누리는 것이 배가 아픈가.

왜 추석 대목은 되고, 광안리 불꽃축제 대목은 안되는가.

그러나..그럼에도 불구하고..씁쓸한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자본주의의 생리를 가르쳐야한다니..거기에 더해서 우리 집 형편까지 드러내어서 욕망을 꺾어줘야한다니..

남편에게 나~~~~중에 돈 벌면 무스탕을 사주고 싶다. '무스탕'은 옷밖에 모르던 내가 남편때문에 포드 자동차 무스탕을 알게 됐다.

아이폰을 갖고 싶은 아이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아이는 돈을 벌 능력이 안되거나 부족하지만 - 내가 아는 잇님 플로우님은 학창 시절, 물건을 사서 되파는 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찬찬히 익혀나갔다고 한다. - 나는 내 능력껏 돈을 벌 수 있다.

혹여 내 능력이 그만큼 안되어 무스탕을 살 수 없다고 해도,

나는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쿨~!하게 인정할 것이다.

무스탕? 있으면 좋지~없어도? 상관없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그렇게 살거야.

자본주의 세상에서 사는 이상, 내 능력이 돈으로 환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벗어날 수 없어. 벗어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받아들여야지!

다만,

돈 없어, 수술을 받을 수 없고,

돈 없어, 다 헤어진 속옷을 감추어야해 체육복을 친구들과 함께 갈아입을 수 없고,

돈 없어, 생리대를 살 수 없고,

돈 없어, 16살에 직업을 선택해서 일 해야 하고..

이런 일은 당하지않고 살고 싶지만,

인생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내 잘못도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야만 한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며 절망하고 포기해버릴 것인가.

뭐라도 해보자. 해보고 절망하고 포기하자.

그러나, 뭐라도 해보면 다른 길이 보인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믿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 '미생'.

나는 장그래의 인생에서 또다른 돌파구는 이렇게 찾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음료수를 냉장고에 쌓으면서 노트에 필기된 바둑 기보를 보면서 일할 때, 그리고 그런 바둑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을 때, 1년 후의 자신이 무역 상사에서 일할 것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중동 거리를 누비며 진정한 무역맨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을 예상이나 했을까.

뭐라도 하자.

장그래가 무역회사는 생각도 안 해봤다며 움츠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두려워하지말고, 안된다고 하지말고, 일단 해보자. 뭐라도 해보자.

'뭐라도 해보자.

날개짓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