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첫 낚시 그리고 아이폰 수장시키다.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다.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12시 이후였을 것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낚시줄을 드리우고 얼마되지 않아 나는 핸드폰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1998년도에 처음 핸드폰을 개통한 이래 아직까지 한번도 폰을 잃어버리거나 액정을 깨뜨리거나 해본적이 없던 나였다. 그런데 망망대해 바다위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남편이 전화를 걸어봐도 벨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애플와치로 나의폰찾기를 눌러봐도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떴다.

낚시줄을 드리운지 얼마되지 않아 내가 우럭을 잡게 되자 나는 핸드폰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잠바 앞쪽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고 다시 낚시를 했는데 지퍼로 잠그지 않아서인지 아마도 배가 흔들리는 통에 주머니에서 빠져버렸나보다. 왕산마리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인천대교가 보이는 바닷가 어디엔가에서 나는 이제 1년 남짓 사용한 아이폰14를 수장시킨 것이다.

그날따라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고, 바람도 조금씩 불고 있었다.

배를 띄워야하나 말아야하나를 망설이다 그냥 나가기로 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아무튼 나는 핸드폰을 바다 한가운데에서 잃어버렸고 그 사실로 인해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다.

우럭과 놀래미(?) 6마리를 잡았다. 한마리는 너무 작아 다시 놓아주었다.

100만원 넘는 핸드폰과 맞바꾼 생선치고는 정말 초라했다.

수돗가에서 만난 다른 배 선주는 비바람 때문에 한마리도 못잡았다고 했다.

멀리 나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몇마리 잡은 물고기 덕분에 남편은 기분이 좋은 듯 했다.

핸드폰이 없으니 당장 너무 불편했다.

트레일러에 배를 올릴때, 남편이 배를 몰고 오면서 전화로 트레일러의 위치를 수정해주곤 하는데 전화가 없으니 내가 차로 트레일러를 얼마만큼 움직여야하는지 감을 잡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어찌어찌하여 배를 올리고 씻고 지정계류장에 잘 세워둔 다음 바로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 매장으로 향했다.

바다한가운데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매장 직원이 잘 알아듣지를 못한 것 같았다.

혹시 핸드폰을 찾게 되면 새로 개통한 핸드폰은 팔아주겠단다.

휴.....

나도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

오늘 잡은 총 5마리(1마리는 방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