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비싼' 아이폰 14 프로, 일반 모델보다 잘 팔린다는데...이유가②아이폰14 플러스 주문량, 아이폰13 미니보다 적다③애플 아이폰14 사전 예약 호조…국내 부품사도 수혜

'비싼' 아이폰 14 프로, 일반 모델보다 잘 팔린다는데...이유가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폰 14 시리즈 가운데 고급 사양인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이 일반과 플러스 모델보다 사전 예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고사양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기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기술(IT)매체 맥루머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의 전망을 전했다. 궈밍치는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맥스가 예약판매에서 선방했지만 일반 모델인 아이폰 14와 아이폰 14 플러스는 나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폰 14와 아이폰 14 플러스 사전 주문 결과가 3세대 아이폰 SE와 아이폰 13 미니보다 좋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폰13의 미니 모델 대신 등장한 아이폰 14 플러스는 예상치보다 예약판매 결과가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두고 "올해 일반 모델에 대한 애플의 제품 세분화 전략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기본 모델의 저조한 실적을 감안해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생산 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아이폰 14 일반 모델은 전체 출하량의 45%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올 상반기 판매율이 저조한 3세대 아이폰 SE와 아이폰13 미니 생산량을 줄인 전력이 있다.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이 고가임에도 흥행하는 배경엔 우수한 카메라 기능과 고사양의 AP가 꼽힌다.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은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4나노미터 기반의 AP 'A16 바이오닉'과 4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반면 아이폰14와 14 플러스는 기존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A15 바이오닉'(GPU 코어 수는 5개로 향상)을 갖췄고 카메라는 1200만 화소에 그친다.

한편 애플은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기존 '미니' 모델이 사라지고 ▲아이폰14(6.1인치·799달러) ▲아이폰14 플러스(6.7인치·899달러) ▲아이폰14 프로(6.1인치·999달러) ▲아이폰14 프로맥스(6.7인치·1099달러) 등 총 4가지 모델이 출시됐다.

아이폰14 플러스 주문량, 아이폰13 미니보다 적다

애플이 올해 새로 선보인 아이폰14 플러스의 사전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사양 차이를 확대한 애플의 ‘라인업 세분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분석가로 잘 알려진 TF인터내셔널 궈밍치 분석가는 아이폰14 시리즈의 첫 주말 사전판매 결과, 아이폰14 플러스의 주문량이 아이폰13 미니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나빴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까지 유지하던 ‘미니’ 라인업을 단종하고 ‘플러스’를 추가했다. 애플은 작은 크기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5.4형 화면 크기의 미니 모델을 선보였었다. 하지만 아이폰 라인업 중 가장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사라졌다.

대신 애플은 대화면을 원하지만 최상위 모델인 맥스의 높은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층이 있다고 보고 6.7형 화면 크기의 플러스 모델을 추가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플러스 모델이 사전판매에서 미니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애플의 전략은 일단 실패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궈밍치 분석가는 “아이폰14 플러스는 아이폰13 미니의 대체제였다. 하지만 신제품의 사전 판매 결과가 기대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일반 모델에 대한 애플의 세분화 전략은 올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전판매에서 아이폰14 프로 맥스, 아이폰14 프로는 전년보다 판매량이 많았다.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사양 차이가 커지면서 일반 모델 수요는 줄고 프로 모델은 늘어난 셈이다.

애플은 그동안 핵심 기능을 똑같이 공유하면서 더 좋은 사양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을 구분해왔다. 아이폰14에서는 이런 방식에서 벗아나 차이를 크게 뒀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아이폰14 일반 모델은 아이폰13 프로에 썼던 A15 바이오닉을 다시 쓰는 식으로 큰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궈밍치 분석가는 “애플이 아이폰15에서는 일반과 프로 모델 간의 사양 차이를 더 심하게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에는 새로운 AP인 A16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노치 디스플레이를 버리고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명명한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후면 카메라도 센서 크기가 65% 더 커진 4800만 화소 카메라다. 120HZ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등도 프로 모델에만 적용됐다.궈밍치 분석가는 애플의 사전판매 상황을 두고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프로 모델 판매가 늘었지만, 전체 판매의 45% 가량을 차지하는 일반 모델 판매는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애플이 프로 모델 출하량을 늘릴지 확실하지 않지만, 일반 모델 주문을 줄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14 사전 예약 호조…국내 부품사도 수혜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가 흥행 조짐을 보임에 따라 아이폰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IT 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아이폰14의 사전 예약에서 고가 라인인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9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아이폰14 시리즈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의 판매량이 4천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초도 물량인 9천300만대 중 절반 이상으로, 전작의 프로 판매량 대비 27%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국내외 IT업계에서는 연말까지 9천만대 이상은 무난히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밍치궈 TF인터내셔널증권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이폰14의 프로 맥스가 아이폰13 대비 사전 예약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아이폰14 프로 모델이 내년 1분기까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부품 공급자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낙관했다.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4 프로모델의 사전 예약 결과는 악화되고 있는 경제 상황에서도 애플이 여전히 수많은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아이폰14와 14플러스에 대해서는 11월께부터 출하량을 줄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KGI증권의 크리스틴 왕 애널리스트도 보고서에서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폰14 프로맥스가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아이폰13 프로 맥스보다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부품업체도 하반기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애플에 후면 카메라를 납품하는 LG이노텍의 경우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대폭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학솔루션의 3분기 매출 추정액은 3조4천억~3조5천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아이폰14 프로 모델의 카메라는 4천800만화소로 전작 대비 크게 개선되어 단가도 30% 이상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즉, 판매가 부진하더라도 이익은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가 모델인 프로 시리즈의 점유율이 8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 시리즈에 집중하는 LG이노텍의 수혜도 한층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4에 공급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도 대폭 늘어난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어파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아이폰14용 OLED 패널 3천400만대 중 82%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된다고 추정했다.

애플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4의 성능이 개선됨에 따라 사용되는 MLCC 수량도 증가,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6%가량 늘어난 2천600억원대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3천800억원 수준으로 14.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대당 MLCC 사용량이 20~30% 증가해 전체적인 가동률 등이 개선됐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신규 모델 출시로 상반기 대비 수요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