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혁신 위해 구글과 손잡나 "아이폰에 제미나이 탑재 논의"

(사진=픽사베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소식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4.44% 오른 148.48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0.64% 상승한 173.72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에 제미나이 AI 엔진을 탑재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양사 논의가 "AI 산업을 뒤흔들 블록버스터급 합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사는 애플이 연내 출시할 아이폰용 소프트웨어인 iOS18에 일부 새 기능을 구동하기 위해 제미나이의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안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I 파트너십의 조건, 브랜딩이나 구현 방식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양사가 오는 6월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 전에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애플은 구글 외에도 최근 오픈AI와도 논의를 진행했으며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구글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애플이 오픈AI, 또는 여러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며 애플의 AI 기술 개발 진전이 더디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AI를 클라우드에서 구동하지 않고 개별 기기 수준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코드명 '에이젝스'(Ajax)라고 불리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챗봇인 '애플GPT'를 테스트해왔다. 그러나 소식통은 애플의 AI 기술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져서 타사와 협력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구글의 AI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갤럭시 S24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구글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이 20억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만큼 제미나이가 맺는 최대 규모의 파트너십이 될 수 있다.

웨드부시의 스캇 데빗 애널리스트도 "구글이 애플 생태계에 진입해 쿠퍼티노의 황금과 같은 설치 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이 거래가 "구글의 생성형 AI 포지셔닝을 위한 검증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제미나이는 역사적으로 부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고 일부 부적절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데빗 애널리스트는 이 파트너십이 애플에게 "아이폰16이 AI 기능을 중심으로 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현재 개발 중인 AI 기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반과 기술 청사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파트너십이 결실을 맺으면 두 회사의 검색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자사 검색 엔진을 아이폰 등 애플 기기의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 기본으로 탑재하기 위해 애플에 수년간 수십억달러를 지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만딥 싱 수석 산업 분석가는 "애플의 구글 제미나이의 잠재적 사용은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단기적인 시장 점유율 손실 위험을 더욱 낮춰줄 것"이라며 "현재 구글이 iOS 장치에서 트래픽 취득을 위해 200억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는 애플과의 거래를 통해 오픈AI를 포함한 생성형 AI 기반 검색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의 AI 모델은 답변 생성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에 의존한다.

다만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두 회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애플의 검색 엔진 파트너십에 대한 미 법무부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유럽연합(EU) 규제당국도 양사의 협력 관계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

구글 천천히 모아갈려고 했는데 왜 사지도 않았는데 벌써 오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