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10년 쓰다 아이폰으로 돌아온 후기

나의 스마트폰 역사는 아이폰 4s - LG V10 - 갤럭시 s8+였고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해 유일하게 빅3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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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도 같은 고민을 했었구나 중생아

내 폰은 S10e였다.

당근에서 중고로 사서 3년 넘게 썼고 전주인분이 쓴 것까지 하면 만 4년이다.

삼성 서비스센터에 가서 배터리를 한 번 교체했음에도 배터리가 줄줄 샜다.

집에서 배터리를 100%로 하고 나가도 회사에 가면 87%가 되어있는 정도였다.(영상 안 보고 게임도 안 한다.)

카메라를 켜면 매번 카메라를 닦으라는 안내 메시지가 뜰 정도로 뿌옜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또다시 당근에서 중고 갤럭시를 찾아보았다. 그 때는 S24 사전예약을 앞둔 시기였다.

내 구매예정목록은 이랬다.

S22 중고

S23 중고

S24 사전예약

그렇다. 어디에도 아이폰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현타가 왔다.

또 중고폰만 쓸 것인지, 당장 내일 죽는다면 후회하지 않을지…

그래서 가닥은 S24로 잡혔다.

그런데 걱정하던 대로 기본 모델에 엑시노스가 박히게 되고 그 외의 모든 것이 전작보다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미국에는 더 좋은 스펙으로 판매하는 걸 보고 갤럭시에 정이 싹 털렸다.

그래서 아이폰으로 눈을 돌렸고 홀린듯 아이폰을 구매하게 된다.

아이폰 4s를 쓴 이후로 10년 만에 아이폰으로로 돌아왔다. 그것도 졸라 커져서.

S10e와 14Plus

아이폰 vs 갤럭시

아이폰의 장점이 갤럭시의 단점이요, 아이폰의 단점이 갤럭시의 장점이기때문에 아이폰을 약 세 달 쓰고 느낀 장단점으로 얘기하겠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의 리뷰임을 주의하고 읽기를 바란다⚠️

장점

1. 어플 다운로드가 빠름

같은 와이파이 같은 데이터로. 체감상 10배 빨랐다.

2. 애니메이션 하나하나가 고급

어플 열고 닫기, 메시지 보내기 등 사소한 곳에서의 애니메이션이 정말 부드럽고 예쁘다.

3. 이모지 귀여움

갤럭시가 One UI 6.0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많이 귀여워졌던데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이폰 이모지가 훨씬 귀엽다.

s10e는 그나마도 업데이트에서 제외되어 예전 버전이다.

4. 애플끼리의 공유(에어드롭, 아이메시지)

에어드롭은 잘 안 써서 패스. 아이메시지는 말풍선 애니메이션이랑 효과음이 너무 좋다. 영화 서치를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 재밌음!

5. 스티커 제작기능 신기

나로선 아이메시지 외에는 쓸데가 없긴 한데, 내가 찍은 사진을 꾹 누르면 바로 누끼를 따주고 배경이 투명해진다. 이거 제법 신기하고 유용하다.

6. 캡처 후 바로 보내기

캡처를 하면 한동안 하단에 떠있는데 그걸 꾹 눌러서 메시지나 카톡에 드래그하면 바로 첨부된다! 최신 갤럭시에서는 될지 모르겠다. 뭔가 될 법해.

7. 배터리 수명 볼 수 있음

당근에서 중고폰 많이 찾아본 자로서 이게 정말 부러웠다. 갤럭시는 어플을 따로 깔거나 궁예가 되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자체적인 테스트가 있지만 ‘아주 좋음’ 이렇게만 뜬다. 내 갤럭시 배터리 수명이 80%로 궁예해보는데 테스트하니 ‘아주 좋음’이 뜬 걸 보고 신뢰도가 사라졌다.

8. 와이파이와 데이터 간의 전환이 빠름

나는 와이파이의 노예이기 때문에 지하철 와이파이를 쓴다. 갤럭시의 경우 열차에서 하차를 하고 에스컬레이터를 다 올라갈 때까지 쓰던 와이파이를 잡고 놓아주지 않아 내가 수동으로 와이파이를 껐어야 됐다. 근데 아이폰은 손절이 빠르다. 정은 없지만 나는 편했다.

9. 메모에서 스캔본 pdf로 바로 제작 가능

요즘은 스캔을 폰으로도 간단히 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근데 갤럭시에서는 별도의 어플을 깔아서 했었는데 아이폰은 기본 메모장 어플에서 스캔이 되고 여러 장을 합쳐 pdf로도 저장을 해주더라. 정말 신세계였다. 연말정산 자료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10. 시리 반응 속도

사실 빅스비나 시리나 불러도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시리는 꼭 이상한 데서 잘 등장함) 여기서 말하는 반응은 불렀을 때 나오는 속도가 아니라 지시를 내렸을 때 이행하는 속도다.

하이빅스비 - - 네 - ㅇㅇ해줘 - - - 했습니다

시리야 - - 네 - ㅇㅇ해줘 - 했습니다

이런 느낌이다. 그리고 할 일을 하고는 쿨하게 가버린다.

11. 팟캐스트

10여 년 전 처음으로 팟캐스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귀친구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갤럭시에서는 특정 어플을 깔아야했는데 광고도 광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이용도 못하게 하면서 팟캐스트는 내 인생에서 제명되었다. 아이폰에는 팟캐스트가 기본 어플이고 따로 회원가입할 필요도 없다. 재밌게 이용중이다.

12. 보안

이건 폰기종에 따라 다른 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전화 문자의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갤럭시 쓸 때는, 특히 아이폰으로 바꾸기 직전에는 하루 평균 2건씩은 매일! 광고와 피싱문자가 왔었다. 아이폰을 쓰는 요즘도 오긴 하는데 1/10 정도로 눈에 띄게 줄었다.

13. 페이스아이디

S10e는 지문인식이었고 오른편에 전원이자 지문인식 버튼이 있었다. 폰 크기만큼 지문인식 버튼도 작았는데 그때문에 지문인식이 더럽게 안 됐다. 5회 틀리면 패턴을 직접 그려야 해서 정말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하나의 손가락 지문을 3개 등록해놓을 정도였다.(그래도 안 되는 게 함정) 그에 반해 페이스아이디는 ‘이거 인간 형상만 하고 있으면 다 열리는 거 아니야?’ 할 정도로 반응속도가 엄청났다. 요즘은 마스크를 써도 잘 되고 마스크에 모자까지 써도 될 때가 있다. 띠용. 다만 누워있을 때는 성공확률이 많이 떨어진다.

단점

1. 무료 이용이 불가(원스토어, 교보for삼성 등)

두 어플은 정말 꿀이었다. 특히 원스토어는 출첵만 꾸준히 하면 폰트와 카톡이모티콘을 월 1회 공짜로 살 수 있는 혜자콘텐츠가 있다. 교보 어플은 갤럭시에서만 깔 수 있고 월 1회 인기도서를 180일 간 대여해준다. 교보는 포기했지만 원스토어는 이전 폰으로 꾸준히 출첵하는 중이다.

2. 뒤로가기 불편

아이폰으로 바꾼 지 세 달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너무 불편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훑으면 되는데 이게 안 먹는 어플이 꼭 있다. 그 때는 어플에 있는 뒤로가기 버튼을 따로 눌러줘야 된다.

3. 폰트 없음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폰트를 구매해서 쓰던 사람이다. 귀엽거나 정갈한 폰트를 좋아했고 질리기도 잘 질려서 꾸준히 새로운 폰트를 구매했었다. 여태까지 구매한 폰트가 아깝기는 한데 생각보다 아이폰 폰트시스템에 잘 적응했고 불편하다는 생각도 안 든다.

4. 삼성페이

이것은 너무나 큰 기회비용이었다. 한국에서 삼성페이? 말해뭐해. 나는 아이폰과 함께 카드가 들어가는 케이스를 샀고 다이소에서 카드지갑을 사서 항상 들고 다닌다. 애플페이는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다. 마침 현대카드가 있어 등록하고 몇 번 사용해봤는데 솔직히 빠른지도 모르겠다. 삼성페이의 편의를 따라가려면 정말 멀었다.

5. 알림 한 번에 지우기 불가능(배너 말고 배지 숫자)

나는 약간의 결벽증이 있다. 핸드폰에 알림이 뜨면 지워줘야 직성이 풀린다. 갤럭시에서는 알림센터에서 알림을 모두 지우면 배지에 있는 숫자알림도 싹 사라져 심신에 안정이 찾아왔다. 반면에 아이폰은 내가 직접 그 어플에 들어가서! 그 알림을! 봐야만 사라진다. 덕분에 알림을 아예 꺼버린 어플이 몇 있다. 이거 적잖이 스트레스다.

6. 열었던 어플 모두 닫기 불가능

이거는 예전부터 논란이 됐던 거 같은데 왜 아직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위 5번 항목과 동이유로 갤럭시에서는 주기적으로 모든 어플을 닫았었는데 아이폰은 하나하나 꺼야 한다. 왜 그러는 거냐.

7. 카메라 생각보다 실망

'카메라는 역시 아이폰이지' 라는 말을 하도 들어온 터라 기대를 정말 많이 했다. 내가 똥손인 탓도 있지만 정말 실망을 많이 했다. S10e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정도였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좌우 랜덤. 뭐가 갤럭시고 뭐가 아이폰일까요?

8. 라이트닝

요즘 미국에서는 애플이 독점을 한다며 철퇴를 내리려는 모양이다. C타입이 상용화된 지가 몇 년인데 이제야 C타입으로 바꾸는 건 정말 선 넘긴했다. 신제품인 15부터 적용된 탓에 거지인 나에겐 먼 이야기. 아이패드도 있는데 이것도 7, 8년 된 제품이라 같이 쓸 겸 14를 샀다. 패드 프로 사고 싶은데 외 않 고장?

9. 데이터를 안 켜면 문자가 안 옴

나는 심각한 집순이다. 고로 주말엔 밖에 나가질 않는다. 그래서 그 다음 주 월요일에야 데이터를 켰는데 주말에 왔던 문자가 그제서야 도착하는 게 아닌가. 10년 전에 4s를 쓸 때도 이래서 난처했던 적이 있었는데 잊고 있었다.

10. 자판 불편

숫자는 왜 기호에 있죠? 기호 쓰고 스페이스 누르면 왜 글자로 돌아가죠? 왜 하트가 없죠?♡ 왜 이따위로 만들었죠? 왜죠?

이 글을 쓸 때는 아이폰만 찬양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단점이 많아 그 걱정이 무색해졌다. 세 달 정도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그래도 디자인과 배터리 면에서는 최상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갤럭시가 짱이니 아이폰이 짱이니 싸우지 말자. 지금 쓰는 내 폰이 짱인 거시다.

암튼 간에, 10년 간 갤럭시를 쓰다가 아이폰으로 회귀한 사람의 아이폰 리뷰였다.

PS. 사실 중간에 LG폰도 썼는데, LG는 다시는 폰 사업에 손도 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