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아이폰 사용기(13미니)
며칠 전, 새 휴대폰을 샀다. 사용한 지 3년이 넘은 내 휴대폰은 워낙 자주 떨어뜨려서 이미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는데 설상가상 또 한 번 떨어뜨리게 되면서 스크린이 아예 맛이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별다른 이유 없이는 내 물건을 거의 바꾸지 않는데 그 ‘별다른 이유’가 생겨버렸다.
사실 그 전의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1년 전부터 “도대체 언제 바꾸냐?”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은 딱한 녀석이었다. 휴대폰으로는 메신저 사용, 뉴스 기사 읽기, 음악 듣기 정도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막 다룬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 고질적인 손목 통증 탓에 케이스도 끼우지 않은, 이를테면 헬멧 없이 오토바이를 타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행위를 매일매일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녀석의 마지막을 겨우 낙상 사고에 의한 터치 먹통 따위의 시덥잖은 문제로 급하게 보내준 게 마음에 조금 걸린다.
그래서 생각도 하지 않았던 다음 휴대폰 종류를 급하게 정해야 했다. 다만 작년부터 후임자를 ’아이~~~ 뭐시기‘로 어렴풋이 내정하고 있었기에 ‘아이폰’이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 왜 아이폰?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대학에 와서 아이패드를 처음 샀는데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기기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굿노트와 유튜브 자판기가 되어버렸지만 사용할수록 애플의 iOS가 마음에 들었고 안드로이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편안함이 좋았다. 이게 맞는진 모르겠으나 화면 넘김이나 전반적인 터치가 부드러웠던 것도 있고 사용이 편리했다. 그 외에도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애플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애플의 기기 연동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아이폰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또.. 버핏 영감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폰이니 갤럭시니 무엇이 좋은지 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한 토론에서 나오는 주제들과는 연관이 많이 없는 것 같다.
2. 왜 13미니?
상술한 여러 이유들로 작은 휴대폰을 찾고 있었는데 현재 나온 것 중에서 그나마 작은 게 미니 시리즈와 SE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니는 아이폰13에서 끊겼고.. SE는 올해 4세대가 나온다고 하지만 당장 사야하기 때문에 13미니로 결정했다.
손바닥에 촥! 감기는 저 아담한 크기를 보라. 손으로 잡자마자 ‘이놈이구나!’ 싶었다.
3. 후기
아이패드를 사용하며 느꼈던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또다시 느끼고 있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편하다. 또한 보안이 좋고, 가볍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까진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게 유일한 단점이다. 다만 배터리 빨리 닳으면 그만큼 휴대폰을 안 보면 되니 좋다! 그 전 휴대폰이 작동을 안 할 때 한 5일 정도 휴대폰 없이 생활했는데 내 생에 그토록 자유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휴대폰 사용을 점점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제목 ‘사용기’인데 정작 사용기는 몇 줄 없다. 별로 사용을 안 해서 그런 걸까?
2024.02.12. 늦었으면 늦은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