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공개 전날…화웨이, 2년 만의 야심작 '메이트50' 내놨다

화웨이, 2년 만에 '메이트50' 출시

"방전돼도 전화 가능"

"위성통신으로 비상시 문자 송수신…조난 추적 가능"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50. 사진=바이두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애플의 아이폰14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올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Mate)50 시리즈를 발표했다.

"위성통신으로 비상시 문자 송수신…조난 추적도 가능"

사진=화웨이

이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화웨이는 온라인 제품 발표회를 통해 하반기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50, 메이트50프로 등을 공개했다. 이번 플래그십 스마트폰 발표는 2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그간 화웨이는 미·중 갈등 영향으로 핵심 반도체 공급이 끊겨 신제품을 내지 못했었다. 화웨이가 간만에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자 화웨이 온라인쇼핑몰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사전예약한 물량만 20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신제품 발표회에서 위청동(余承东)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메이트만이 메이트를 제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초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다음달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14 일정이 나오자 화웨이는 갑작스럽게 메이트50 시리즈 발표일을 이날로 확정했다. 아이폰14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자사 신제품을 선보여 기술력을 강조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애국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등의 목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화웨이는 "애플의 아이폰보다 선제적으로 휴대폰에 위성통신 기술을 탑재해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영상=화웨이

이번 화웨이 메이트50 시리즈에는 저궤도 위성 연결을 통해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한 '위성통신'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지난해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13 출시 당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무산됐다. 이번 아이폰14 모델에서도 이 위성 기술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화웨이가 아이폰14 공개 직전에 신제품을 발표하게 되면서 공식적으로는 화웨이가 먼저 위성통신 지원 휴대폰을 내놓았다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위청동 CEO는 "중국의 베이더우 위성 메시지를 지원하는 업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면서 "사람이 없는 황무지, 바다 표류, 지진 조난 상황 등과 같이 통신 커버리지를 벗어난 환경 속에서 창리엔(Changlian) 앱을 통해 위치 정보와 문자를 보내며 외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이 기능은 중국 대륙에서만 지원될 전망이다.

'비상 배터리 모드' 눈길…"방전돼도 통화·스캔 지원"

사진=화웨이 웨이보

메이트50의 '배터리 비상 모드'도 시선을 끌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1% 미만일 때에도 배터리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면서 3시간 동안 대기 또는 12분 동안 통화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또한 전원이 없어도 QR코드 생성 10회 또는 QR코드 스캔 4번 등이 가능하다. 배터리 소진으로 인한 배터리 손상을 방지하면서 비상 기능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카메라 기능 측면에서는 기존 라이카와의 협업을 종료하고 자체 개발한 'XMAGE 이미징 시스템'을 장착했다. 자동모드에서 4단 스마트 조리개가 있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조리개 크기를 조절해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또한 메이트50 시리즈 디스플레이 외부에 최초로 쿤룬(Kunlun) 유리를 장착해 기존보다 낙하 방지 기능을 10배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미국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하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애플, 보잉 등을 거론하며 보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은 영국 런던의 한 건물에 설치된 화웨이 광고판. AFP연합뉴스

화웨이가 야심차게 신제품을 내놨지만 여전히 미국의 제재 그늘에는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메이트50 시리즈에서 휴대폰 핵심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Snapdragon 8+ Gen 1)를 장착했으나, 미국의 재제로 4G 네트워크만 지원된다. 또한 이번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대신 자체 운영체제 홍멍(Hongmeng OS 3)을 탑재했다. 구글은 2019년 5월 미국 정부의 제재에 동참하게 되면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화웨이 메이트50의 가격은 4999위안(약 99만원)부터다. 상위 모델인 메이트50 프로의 가격은 6799위안(약 135만원), 메이트50 RS 포르쉐 디자인의 가격은 1만2999위안(약 257만원)이다.

화웨이는 이번 메이트50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화웨이는 한때 삼성전자, 애플과 함께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휴대폰 제조사였지만 2019년 미중 기술 갈등으로 대만 TSMC로부터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신제품 출시에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이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 회복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메이트50 시리즈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신제품 출시로 점유율 하락세를 방어하거나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