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말고, 삼성폰 쓴다고 소개팅에서 차였습니다” 실화냐? [IT선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대학 새내기 A씨(20세)는 최근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다. 친구의 주선으로 나간 소개팅 자리에서 서로 호감을 가진게 느껴졌지만 예상과 달리 상대방에게 퇴짜를 맞았다. 나중에 주선자를 통해 “삼성폰을 쓰는게 별로였다더라”는 상대방의 반응을 듣고는 할 말을 잃었다. A씨는 “2년 전에 나온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게 소개팅에서 차일 이유인지 모르겠다”며 황당하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른바 ‘아재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서 애플 아이폰 선호 현상이 뚜렷한 탓에 A씨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젊은층의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아이폰을 쓰지 않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개팅에서 차였는데 휴대폰 기종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지 어이가 없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외에도 “소개팅에 나가는데 갤럭시폰을 사용해도 될까요?” “소개팅 할 때 스마트폰 기종도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냐?”등의 질문들이 온라인 상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연령대별 선호도 극과 극…삼성 ‘아재폰’ 꼬리표 뗄 수 있을까?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전시돼있다. [헤럴드경제]

젊은층 사이에서 삼성폰에 대한 이같은 반응은 완전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령대별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8~30일 18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53%가 애플 아이폰을 사용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아이폰의 사용 비중이 높았다. 삼성 갤럭시의 사용 비중은 42%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30대는 갤럭시 54%, 아이폰 39%의 사용 비중을 보였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삼성폰의 사용 비중이 압도적이다. 40대 69%, 50대 79%, 60대 78%가 삼성 갤럭시폰을 사용했다. 반면 아이폰의 사용 비중은 40대 20%, 50대 8%, 60대 4%에 그친다. 연령대별 수치만 본다면, 말그대로 삼성 갤럭시폰은 ‘아재’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인 셈이다.

갤럭시가 처음부터 ‘아재폰’의 이미지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10여년 전만에도 갤럭시는 ‘유능한 젊은 남성 직장인’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로 대표됐다. 실제 10년 전 한 마케팅 전문업체가 ‘아이폰과 갤럭시가 사람이라면?’이라는 주제로 실시한 브랜드 조사에서 삼성 갤럭시는 ‘대기업 사무직에 종사하는 30대 초반 남성’의 이미지로 표현됐다. 애플 아이폰은 ‘20대 초·중반 여성 디자이너’로 표현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브랜드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과거 젊은층이었던 주사용층도 자연스럽게 나이가 든 것 아니겠나”며 “반면 아이폰은 혁신의 이미지 막강하다보니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 층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층이 꿈틀댄다”…폴더블폰으로 반격 본격

지난해 출시돼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삼성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하지만 최근 들어서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이 야심차게 준비한 폴더블폰이 분기점이다. 특히 ‘갤럭시Z 플립’ 시리즈가 지난해부터 젊은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갤럭시Z 플립’은 조개껍질과 유사한 구조의 폴더블폰으로 압도적인 디자인으로 MZ세대에서 “이건 꼭 사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연예인들이 갤럭시Z 플립3를 사용하는 모습도 잇달아 포착돼 젊은층 사이에서 삼성폰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 플립3’의 경우 전체 구매자 중 20대, 30대의 비중이 각각 26%, 25%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존 갤럭시 제품은 4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다. 지난달 출시된 후속작 ‘갤럭시Z 플립4’ 역시 사전예약 당시 20~30대 여성 구매자가 전체의 37%(SK텔레콤 기준)를 차지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광고회사 무실베이니아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MZ세대의 브랜드 선호도에서 2020~2021년 2년 연속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 1위에 비하면 낮은 순위지만 미국 외 기업 중에는 1위로, 애플 텃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앞세우는 등 글로벌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의 공략도 계속해서 강화될 전망이다.

박세정 [email protected]